엊그제 컴퓨터를 뒤지다가 백업 실수로 잃어버린 줄 알았던 라이딩 데이터를 일부 찾았다. 가민305를 사용하던 때의 기록의 일부이고 모든 자료를 완벽히 되찾은 것은 아니지만, Sporttracks에서 데이터를 정리하면서 하나하나 살펴보다 보니 지난 추억과 라이딩의 기억이 떠오르면서 일상적으로 반복하고 있는 라이딩과 훈련기록의 의미를 새삼 느끼게 되었다.
2008년 초에 로드바이크를 처음 구입하고 나서의 라이딩 기록들은 지금 보면 참 보잘것 없는 거리와 속도였다. 장거리 라이딩에서는 걸핏하면 리타이어하고 흐르고... 한편으론 4년 동안의 라이딩 경력으로 조금씩 거리와 속도가 늘어난 것과, 지금까지 꾸준히 사이클을 손에서 놓지않고 유지하면서 당당히 취미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을 보면 뿌듯해지기도 한다.
지난 기록을 보니 단순히 횟수로만 따질때, 실외에서 탄 것 보다는 실내에서 터보 트레이너(roller라고 하는것은 평로라이고, 고정식 로라는 turbo trainner)를 탄게 훨씬 많다. 자전거 타기에 호의적이지 않은 도시의 환경적 요인과 더불어 특히 겨울철의 효율적 훈련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는데,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터보 트레이너를 이용한 훈련의 장점 및 기타 사항을 생각나는대로 적어보려고 한다.

글자 그대로의 터보 트레이너. 주행감은 도로와 거의 비슷하지만 소음도 끝내준다고 한다.
먼저 장점은,
1. 계획적 훈련을 할 수 있다 : 개인적인 시간 관리만 할 수 있다면, 미리 계획을 세우고 그에 따라 정해진 시간동안 훈련 할 수 다.
2. 훈련 시간을 충실하게 활용 할 수 있다 : 도로에서는 교통신호, 다른 차량, 자전거, 보행자 등에 의해 훈련이 쉽사리 방해받지만, 터보 트레이너에서는 이런 변수들이 없다. 따라서 중단 없이 훈련시간을 최대로 활용할 수 있다.
3. 훈련 부하를 적절히 조절할 수 있다 : 플루이드 방식이든 마그네틱 방식이든 상관없이 훈련에 필요한 부하를 조절하고 그에 맞추어 훈련할 수 있다.
4. 최대 부하로 훈련, 테스트 할 수 있다 : 도로에서 최대 부하의 훈련, 테스트를 하는 것은 될 수 있으면 피해야 한다. 어느 정도 숙달된 사람이라도 수십분을 발휘할 수 있는 최대의 능력으로 유지한다면, 생리학적인 문제때문에 주변 사물에 대한 인식과 판단 능력이 흐려질 수 있고 이는 사고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느 정도 이런 능력을 갖출 때까지 터보 트레이너를 이용한 훈련은 꼭 필요하다.
5. 많은 준비가 필요하지 않다 : 터보 트레이너에 자전거가 걸려 있는 상태라면 추운 겨울날 훈련을 하기 위해 옷과 양말, 장갑 등 몇겹을 껴입을 필요가 없다. 훈련동안 마실 물과 필요하다면 먹을것 조금, 그리고 흐르는 땀을 처리할 수건만 있으면 된다. 원한다면 발가벗고 타도 된다. 집안에 뭐라 하는 사람만 없고 엉덩이가 아픈 것을 견딜 수 있다면.
6. 운동 후 바로 회복에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 : 집에 먹을것만 있다면 간단히 씻고 난 후에 '기회의 창(window of opportuinty)'이 열려있을 때 소모된 에너지를 바로 공급하는 것이 가능하고, 상태에 따라 좀 더 적극적인 회복을 위해 잠자리로 들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단점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1. 도로에서와 같은 실제 주행감을 느끼기 어렵다 : 트레이너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도로에서 달리는 느낌을 트레이너에서 온전히 느끼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움직이지 않는 풍경은.... 이것은 다음 단점과 연결된다.
2. 바람을 느낄 수 없다 : 자전거 타기의 즐거움이자 극복해야할 대상인 바람이 없기 때문에 땀이 쉽사리 증발되지 못할뿐 아니라 몸의 열 배출이 도로에 비해 쉽지 않다. 도로와 같은 능력과 심박을 달성하기 어려운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나마 대형 선풍기가 있으면 조금 낫다.
3. 지루하다 : 밖에서 탈 경우 자동적으로 일어나는 과정이라 의식하진 못하지만, 도로 상태, 자세, 주변 환경 등에 대한 수많은 정보처리가 이루어지고 그에 대한 대응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지루함을 느끼기 어렵다. 하지만 트레이너에서는 환경의 시각적 변동도 없고 심지어 자전거까지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지루할 수 밖에 없고 힘든 인터벌을 할 때에는 시간마저 더욱 느리게 흘러가는 듯하다. 따라서 지루함을 완화시킬 수 있는 적절한 음악이나 영상물이 필요할 수 있다.
4. 도로에서 타는 자세와 다를수 있다 : 자전거가 고정되어 있고, 주어지는 부하와 자극이 도로와 완전히 같지 않기 때문에 안장위 엉덩이의 위치, 그리고 자전거와 접촉하는 다른 2곳인 손, 발의 위치가 달라질 수 있다. 게다가 페달을 돌리는 것만 신경쓰다 보면 어느새 바닥만 쳐다보는 자세가 되버린다. 따라서 도로에서 달리는 상황을 가정하며 수시로 자기 자세를 점검해서 바람직한 자세를 갖출수 있도록 연습해야 한다. 주변에 거울을 적절히 배치해서 점검하거나 가끔 동영상으로 촬영해보는 것도 좋겠다.
5. 소음, 진동이 있다 : 실내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이기 때문에 불가피한 것이기는 하다. 내 경우는 단독주택인데다가 별도의 운동방을 마련해 놓고 있지만, 공동주택인 경우 소음과 특히 진동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 소음은 저항을 발생시키는 방식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고, 타이어가 저항기와 맞닿는 곳에서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트레이너 전용 타이어를 사용한다면 조금 완화시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꼭 트레이너를 이용한 운동만의 단점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운동 회피의 유혹. 무엇인가를 꾸준히 지속하고 얻어내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댓가가 필요하다. 장기간의 훈련을 위해서는 조금은 남다른 각오와 의지, 목표의식이 있어야 한다. 집에서 훈련하는 경우에는, 무사히 집에 도착을 하더라도 많은 유혹이 기다리고 있다. 왠지 더 피곤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갑자기 급히 해야할 일이 생기기도 하고.... 하지만 하루 이틀 쉬었다고 모든게 끝나는 것은 아니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훈련하겠다는 생각만 없어지지 않는다면.